첫 동전이 앞면이고 두 번째 동전도 앞면인 결과는 가능합니다. 두 번의 던지기가 독립이라고 가정해도 이 결과는 사라지지 않아요.
독립은 서로 함께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정보가 다른 사건의 확률을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배반은 두 사건이 함께 일어나는 결과가 없다는 말입니다.1
공정한 동전을 독립적으로 두 번 던지는 실험을 놓겠습니다. 앞면을 H, 뒷면을 T로 쓰고 순서를 구별하면 HH, HT, TH, TT가 생겨요. 이 실험 조건에서 각 결과는 같은 확률 1/4을 갖습니다.
사건을 무엇으로 정했는지가 중요해요
A를 ‘첫 번째 동전이 앞면’, B를 ‘두 번째 동전이 앞면’으로 두면 다음처럼 나뉩니다.
A = {HH, HT}
B = {HH, TH}
A ∩ B = {HH}
A도 B도 확률이 1/2이고, 함께 일어날 확률은 1/4입니다. 두 확률의 곱 1/2 × 1/2와 교집합의 확률이 같아요. 독립의 곱 조건을 만족합니다.1
조건부확률로 읽어도 같은 결과입니다. 첫 번째가 앞면이었다는 말을 들으면 남는 후보는 HH와 HT입니다. 그 안에서 두 번째도 앞면인 후보는 HH이므로 B의 확률은 여전히 1/2이에요.
그런데 HH가 실제로 두 사건에 함께 들어갑니다. A와 B는 독립이지만 배반은 아닙니다. ‘별개’, ‘관계없음’ 같은 일상적인 말로 두 개념을 한꺼번에 외우면 이 결과를 설명하기 어려워요.
이번에는 C를 ‘첫 번째 동전이 뒷면’으로 정합니다. C = 이므로 A와 C가 함께 일어나는 결과는 없습니다. 배반이에요.
A가 참이라는 정보를 받으면 C의 확률은 0이 됩니다. 정보를 듣기 전 C의 확률은 1/2였으니 바뀌었죠. 이 둘은 독립이 아닙니다. 같은 동전 실험이라도 사건을 다르게 정하니 관계가 달라졌어요.
배반 사건이 독립일 수 없는 조건
A와 C처럼 양쪽 확률이 모두 양수인 사건이 배반이면 교집합 확률은 영입니다. 각각의 확률을 곱하면 양수예요. 따라서 두 값이 같아야 하는 독립의 조건을 만족할 수 없습니다.1
배반: P(A ∩ C) = 0
독립이라면: P(A ∩ C) = P(A) × P(C)
양쪽 확률이 양수이면 두 관계를 동시에 만족하지 못함
발생 확률이 영인 사건까지 포함해 “배반이면 언제나 독립이 아니다”라고 쓰면 조건을 너무 넓힙니다. 교집합이 영이고 확률의 곱도 영일 수 있어요. 또한 조건부확률을 쓸 때는 조건으로 둔 사건의 확률이 양수여야 합니다. 영으로 나누는 정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집합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독립을 판정할 수도 없습니다. 앞서 교집합 HH가 있다는 것은 배반이 아니라는 뜻이었고, 독립은 각 확률의 곱이나 조건부확률을 계산해 판단했어요. 벤다이어그램에서 겹치는 그림을 봤다고 계산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확률을 부여하는 방식도 필요합니다. 여기서는 HH, HT, TH, TT가 각각 같은 확률이었어요. 네 가지 결과가 있다고 해서 어떤 실험에서나 각각 1/4이라고 둘 수는 없습니다. 동전의 공정성과 시행의 독립성을 가정했기 때문에 쓸 수 있었던 값입니다.
뽑은 카드를 다시 넣는다는 문장
빨간 카드와 파란 카드가 한 장씩 있는 주머니에서 카드를 뽑는 예제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두 카드는 같은 모양이고 각 카드가 선택될 가능성은 같다고 둘게요.
뽑은 카드를 돌려놓고 다시 섞어 독립적으로 뽑는다면, 첫 카드가 빨갛든 파랗든 두 번째 빨간 카드의 확률은 1/2입니다. 첫 결과가 다음 추출의 구성을 바꾸지 않아요.
돌려놓지 않는다면 첫 빨간 카드가 나간 뒤에는 파란 카드만 남습니다. 두 번째 빨간 카드의 확률은 영입니다. 첫 카드가 파랬다면 다음 빨간 카드는 확실하고요. 첫 결과를 듣는 순간 두 번째 색의 확률이 달라집니다.1
‘복원’이라는 단어를 찾는 것도 좋지만, 뽑은 뒤에 다음 추출의 분포가 무엇인지 읽으면 계산이 이어집니다. 이 예제의 비복원 추출에서는 두 번 모두 빨간 카드일 수 없었고, 그 사실이 두 사건의 관계를 바꾸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