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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기초

같은 정면도, 다른 깊이

아래 그림은 어떤 물체를 앞에서 본 정면도입니다. 가로 40mm, 높이 20mm인 직사각형이에요. 이 물체는 앞뒤로 얼마나 길까요?

가로 40mm 높이 20mm 직사각형 정면도. 깊이 치수는 주어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 직접 만든 제도 연습 그림입니다. 사진처럼 가까운 모서리가 더 크게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시선을 투상면에 수직으로 두는 정투상으로 생각합니다. 평행한 투영으로 물체를 나타내는 정투상과, 카메라 거리에 따라 보이는 크기가 달라지는 원근 투상은 구별됩니다.1

모서리가 기울지 않았다고 해서 납작한 판이라고 정할 수는 없어요. 정면도에 앞뒤 길이가 그려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래처럼 깊이만 다른 두 직육면체를 생각해보겠습니다. 구멍이나 홈은 없는 꽉 찬 물체로 정했어요.

폭 40mm 높이 20mm는 같고 A는 깊이 10mm, B는 깊이 30mm인 두 직육면체의 입체 설명 그림.

A의 폭·높이·깊이는 40×20×10mm, B는 40×20×30mm로 정했습니다. 이 숫자들은 공식 도면에서 가져온 규격값이 아니라 자체 예제의 치수예요. 입체 그림에서는 B가 뒤로 더 길게 뻗어 있지만, 정면에 수직으로 바라보면 두 물체 모두 앞의 40×20mm 직사각형이 됩니다.

정면에 수직인 시선은 깊이 방향으로 들어갑니다. A에서는 뒤쪽 모서리가 앞쪽 모서리와 같은 위치에 투영돼요. B에서도 같은 일이 생기고요. 물체를 깊이 방향으로 늘여도 정면에서 차지하는 폭과 높이는 그대로인 셈이에요. 그래서 앞의 정면도만 보고 A와 B 중 하나를 골랐다면, 그림에 없는 깊이를 따로 가정한 것입니다. 정면도 한 장에서 깊이 차를 보여줄 수 없다는 설명은 기초 제도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2

위를 보면 갈라지는 두 답

이제 시선을 물체 위로 옮깁니다. 폭 40mm를 두 그림에서 같은 길이로 유지한 채, 위에서 보이는 앞뒤 길이를 그려볼게요.

같은 축척의 평면도. A는폭 40mm 깊이 10mm, B는폭 40mm 깊이 30mm로 가로는 같고 세로 방향 길이가 세 배다.

평면도는 위에서 내려다본 그림입니다. 예제에서는 폭이 가로 방향으로, 깊이가 세로 방향으로 나타나게 배치했습니다. 따라서 A는 40×10mm, B는 40×30mm의 직사각형이 돼요. 첫 정면도에서는 겹쳐 사라졌던 앞뒤 거리가 여기서는 실제 길이의 차이로 보입니다.

두 그림을 연결할 때 공통으로 남는 길이는 폭 40mm입니다. 정면도에서 가로로 읽은 폭과 평면도의 가로 폭이 같은 물체의 같은 길이를 가리켜요. 반면 정면도의 세로 20mm는 높이이고, 평면도의 세로 10mm 또는 30mm는 깊이입니다. 종이에서 모두 세로선이라고 해서 같은 종류의 치수는 아닙니다. 정면은 폭과 높이, 평면은 폭과 깊이를 나타낸다는 관계로 읽어야 해요.3

옆에서 보면 이 예제의 A는 깊이 10mm와 높이 20mm, B는 깊이 30mm와 높이 20mm가 드러납니다. 이때 정면도와 옆모습이 함께 가지는 길이는 높이 20mm예요. 평면도와 옆모습이 공유하는 길이는 각각의 깊이입니다. 이름을 외울 때보다 실제 같은 길이를 두 그림에서 짚어볼 때 대응이 분명해집니다.3

치수가 알려주는 범위

처음의 정면도 옆에 ‘깊이 10mm인 직육면체’라는 조건까지 적혔다면 답은 달라집니다. 정면의 직사각형은 여전히 같지만, 주석의 10mm가 B의 깊이 30mm를 제외합니다. 한 장의 정면도라는 형식 자체가 부족하다는 말과, 도면 전체에 필요한 정보가 없다는 말은 구별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두 후보 모두 구멍과 홈이 없는 직육면체라고 정했기 때문에, 폭·높이·깊이를 알면 예제의 모양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복잡한 물체까지 정면도와 평면도만 있으면 언제나 하나로 복원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이번 그림에서 확인한 것은 깊이가 다른 두 후보가 정면에서는 같고 위에서는 달라진다는 관계입니다.

평면도에도 높이 20mm는 따로 펼쳐져 있지 않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높이를 바꾼 직육면체를 만들어도 평면의 외곽은 그대로일 수 있어요. 보는 방향을 바꿀 때마다 새로 드러나는 길이가 생기고, 그 방향과 포개져 보이지 않는 길이도 생깁니다. 평면도만 받은 사람에게 이 물체의 높이 20mm까지 알려주려면, 그 높이를 적은 치수나 높이가 드러나는 다른 투상도를 함께 제시할 수 있습니다.

Footnotes

  1. Autodesk, About View Projection Modes. Orthographic를 parallel projection으로 설명하고, 원근 투영에서는 카메라와 물체의 거리에 따라 보이는 모양이 달라지는 점을 구별합니다. 본문의 그림은 물체 사진을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자체 구성한 투상 예제입니다. ↩

  2. SDC Publications 공개 표본, Engineering Graphics Technical Sketching의 Orthographic Projection 장, 인쇄 D-3쪽 ‘Multiple View Drawings’. 각 시선이 투상면에 수직이며 정면도에서는 표면 사이 깊이 차를 나타낼 수 없다는 설명과 그림을 확인했습니다. 원문의 예제 모양을 본문에 복제한 것은 아닙니다. ↩

  3. 같은 제도 자료, 인쇄 D-6쪽 ‘Common Dimensions Between Views’. 정면의 폭·높이, 평면의 폭·깊이, 측면의 높이·깊이 및 투상도 사이 공통 치수를 설명합니다. 본문의 40·20·10·30mm는 이 자료의 수치가 아니라 별도로 정한 연습값입니다.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