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노트 로고기출노트
시작하기

강의 필기 첨삭: 정의와 계산 사이에 빠진 설명

가중평균: 각 값의 중요도나 비중을 반영해 구한 평균.

이 문장을 적은 노트는 틀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두 반의 평균 점수와 학생 수를 주고 전체 평균을 구하라고 하면, 노트에 있던 ‘비중’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정의를 받아 적는 순간과 그 정의를 계산에 쓰는 순간 사이에 설명이 빠져 있는 거예요.

필기를 고친다면 문장을 더 예쁘게 줄이기보다 그 빠진 설명을 붙이는 편이 낫겠어요. 아래는 가상의 수업 노트를 첨삭한 예시입니다.

질문 표시가 있는 강의 노트와 필기구가 놓인 책상

노트에는 정의가, 문제에는 학생 수가 있어요

연습용 자료에서 A반은 학생 20명에 평균 70점, B반은 학생 10명에 평균 90점이라고 해볼게요. 두 평균을 더해 나누면 80점이 나옵니다. 이 계산에서는 두 반을 똑같은 크기로 취급했어요. 실제로는 A반의 학생이 더 많습니다.

각 반의 점수 총합을 되찾아 더하면 계산이 달라져요.

A반 총점: 20 × 70 = 1,400
B반 총점: 10 × 90 = 900
전체 평균: (1,400 + 900) ÷ (20 + 10) = 약 76.67점

숫자는 설명을 위해 만든 값이에요. 여기서 노트에 추가할 것은 긴 풀이 전체보다 ‘반 평균에 학생 수를 곱하면 그 반의 총점이 된다’는 연결입니다. 이 말이 들어가야 처음의 정의가 계산까지 이어져요.

필기 여백에는 이런 질문을 쓸 수 있습니다.

두 반의 평균을 그대로 평균 내도 되는 경우는?

학생 수가 같으면 평균끼리 평균 내도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두 반의 평균 자체가 같을 때도 결과는 같아요. 하지만 지금처럼 학생 수와 평균이 모두 다르면 인원수를 반영해야 합니다. 질문 옆의 예시가 그 차이를 보여줍니다. ‘가중평균이 무엇인가?’라고만 묻던 노트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분명해요.

노트에 70과 90만 동그라미 치면 평균끼리 계산하기 쉬워요. 이 예제에서는 20명과 10명에도 같은 표시가 있어야 합니다. 식에 쓰는 숫자를 모두 강조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느 평균이 더 큰 집단을 대표하는가’를 결정하는 값이 학생 수이기 때문이에요.

한 줄을 더 써서 결과를 예상해볼 수도 있어요.

A반의 인원이 B반보다 많으므로 전체 평균은 80점보다 낮고, 70점과 90점 사이에 있다.

이 문장은 계산값이 이상할 때 되짚을 곳이 됩니다. 실수로 총점을 반의 개수인 2로 나눴다면 1,150이 나와요. 계산기는 입력한 식에 맞는 결과를 보여줬지만 평균 점수로는 말이 안 됩니다. 식 옆에 결과가 놓일 범위를 적어두면 그런 답을 그대로 넘기기 어렵죠.

여기서 학생 수를 곱하는 이유를 ‘큰 숫자에 더 큰 비중을 주기 위해서’라고 적으면 곤란해요. 이번에는 낮은 평균을 가진 반의 비중이 더 큽니다. 값이 크고 작아서 가중치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값이 대표하는 인원이 다르기 때문에 인원수를 반영하는 거예요.

학생 수가 다른 두 반의 총점과 전체 평균 계산을 나란히 적은 노트

질문 칸은 수업이 끝난 뒤에 채워도 됩니다

강의 중에는 설명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바쁜 때가 있어요. 그때 질문까지 완성하려고 영상 재생을 계속 멈출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강사가 다룬 식과 예시를 남기고, 설명이 끝난 뒤 어느 부분이 연결되지 않았는지 찾을 수 있어요.

코넬대학교의 노트 작성 안내도 수업 내용을 적는 공간과 질문을 만드는 공간을 구분하고, 내용 칸을 가린 채 질문에 답하는 사용법을 소개합니다.1 종이를 정해진 치수대로 나누는 것까지 따라야 이 글의 예시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적은 노트의 여백이면 충분합니다.

가려볼 부분을 고르는 것이 중요해요. 식의 끝만 가리고 ‘학생 수’라는 힌트를 전부 노출해두면 조건을 스스로 떠올렸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설명을 가린 상태에서 왜 80점이 아닌지 말해보면, 계산 버튼을 누르기 전에 필요한 판단이 드러납니다.

노트의 모든 문장에 질문을 붙이면 질문도 읽을거리가 돼요. 가중평균의 정의를 이미 설명할 수 있다면 정의 질문은 줄여도 됩니다. 두 평균을 똑같이 취급했던 실수에 해당하는 질문이 남아 있으면 돼요.

같은 숫자가 다른 의미로 나올 때

이제 학생 수 대신 평가 비중을 주는 가상 예제를 노트에 붙여볼게요. 중간평가 70점, 마지막 평가 90점이고 각각의 반영 비율이 40%, 60%라면 최종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70 × 0.4 + 90 × 0.6 = 82점

앞선 예제처럼 20명이나 10명을 곱하지는 않아요. 반영 비율의 합이 1이므로 비중을 곱해 더한 값이 곧 최종 점수가 됩니다. 같은 70점과 90점인데 결과가 달라졌죠. 숫자만 외워두면 두 예제가 비슷해 보여도, 무엇이 가중치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구분됩니다.

노트의 질문을 이때 바꿀 수 있어요. ‘학생 수를 어디에 곱할까?’에서 ‘문제에 주어진 값 중 가중치는 무엇인가?’로 바꾸는 겁니다. 평가 비중을 인원수처럼 다루거나, 백분율을 40과 60 그대로 대입하는 실수를 했다면 각 값의 뜻까지 말하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풀이를 전부 옮기는 대신 다음처럼 두 예제의 차이만 남겨도 돼요.

반 평균 문제: 평균에 인원을 곱해 총점을 되찾는다. 평가 문제: 점수에 주어진 반영 비율을 곱한다. 인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가중평균이 아닌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예제를 처음부터 쉽게 풀었다면 이 설명까지 필기할 필요는 없겠죠. 이번 첨삭에서 늘어난 문장은 자신의 풀이가 끊긴 곳에만 붙이면 됩니다. 이미 설명할 수 있는 부분까지 다시 쓰면 노트가 길어지는 만큼, 나중에 찾아야 할 내용도 늘어나니까요.

강의에서 못 적은 말과 아직 이해하지 못한 말도 구별해두세요. 강사의 설명을 놓쳤다면 영상의 해당 구간을 다시 봐야 하고, 식은 다 적었는데 인원수를 곱하는 이유가 납득되지 않았다면 다른 숫자로 직접 계산해볼 수 있어요. 둘을 모두 ‘복습’이라고만 표시하면 같은 영상을 반복해서 보는 동안 질문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덧붙일 말이 짧아지는 순간

다시 쓴 필기는 이렇게 끝낼 수 있어요.

각 집단의 평균에 집단 크기를 곱해 총합을 되찾고, 전체 크기로 나눈다. 집단 크기가 다를 때도 같은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원래의 정의는 그대로 두고 이 설명을 옆에 붙이면 됩니다. 보기 좋은 문장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문제에 나온 학생 수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필기를 고친 거예요.

Footnotes

  1. 코넬대학교 Learning Strategies Center의 Cornell Note Taking System PDF에서 Record, Questions, Recite 항목과 기록한 내용 칸을 가린 채 질문을 이용해 말로 답하는 사용법을 참고했다. 위 가중평균 노트와 수치는 직접 만든 첨삭 예시다. 코넬 노트 작성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