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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카드 첨삭 — 공식은 맞는데 높이를 잘못 골랐다

앞면: 삼각형의 넓이를 설명하시오.
뒷면: 밑변 × 높이 ÷ 2. 높이는 밑변에 수직인 거리이다.

이 카드에 “밑변 곱하기 높이 나누기 이”라고 답했다면 맞은 걸까요? 공식을 떠올렸지만 높이의 뜻까지 답한 것은 아니에요. 카드 제작자가 둘 다 묻고 싶었다면 채점 기준이 흐립니다.

질문을 더 길게 쓰지 않고도 카드를 고칠 수 있어요. 공식을 기억하는 질문과 높이를 고르는 질문을 따로 만들면 됩니다. 여기서는 위의 수학 카드를 직접 고쳐보겠습니다.

앞뒤를 나누어 펼친 암기카드와 연필

공식이 막힐 때 쓸 앞면

밑변을 b, 그 밑변에 대한 높이를 h라고 할 때 삼각형 넓이는?

답은 bh ÷ 2입니다. 기호가 무엇인지 질문에 들어 있으므로 넓이 식을 기억하는 데 초점을 둘 수 있어요. 반대로 질문에 ‘절반’이라는 표현까지 넣으면 나누기 값을 직접 떠올렸는지 확인하기 어려워집니다.

높이를 잘못 고를 때 쓸 앞면

그림에서 밑변 b에 대한 높이를 고르시오.

이 질문에는 그림이 있어야 해요. ‘높이는 수직 거리’라는 문장만 외웠는지와 실제 도형에서 그 거리를 찾을 수 있는지는 다른 확인입니다. 기울어진 변의 길이가 눈에 먼저 들어오는 그림이라면 특히 구분하기 쉬워요.

기울어진 변과 밑변에 수직인 높이를 구별한 삼각형 그림

연습용 그림에서 밑변이 8이고 수직 높이가 4라면 넓이는 16입니다. 사선 변을 높이로 골랐다면 넓이 공식을 다시 외우는 것만으로 그 선택이 달라지지 않을 수 있어요. 그림에서 밑변과 수직인 선을 찾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직각 표시가 익숙해진 뒤에는

위 그림을 반복해서 보면 수직 표시가 있는 선을 고르는 데 익숙해질 수 있어요. 높이의 뜻을 이해했는지 보려면 그림의 방향도 바꿔볼 수 있습니다. 종이를 돌렸다고 같은 밑변에 대한 높이가 바뀌는 것은 아니에요. 화면의 위아래를 기준으로 고르면 밑변이 기울어진 그림에서 다른 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밑변으로 정한 변을 바꾸는 질문도 만들 수 있어요. 삼각형의 넓이는 같지만, 어떤 변을 밑변으로 잡았는지에 따라 그 변에 대응하는 높이는 달라집니다. 앞면에 ‘이 선은 높이인가?’만 쓰면 어느 밑변을 기준으로 묻는지 빠질 수 있어요. 질문에 밑변을 표시해야 답이 정해집니다.

둔각삼각형에서는 꼭짓점에서 밑변의 연장선으로 수선을 내려야 높이가 그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삼각형 안에 있는 선만 고르도록 익숙해졌다면 앞의 카드만으로는 틀린 이유가 드러나지 않아요. ‘높이는 삼각형 안에 있다’는 조건을 자신도 모르게 붙이지 않았는지 따로 물어볼 수 있습니다.

모든 그림을 카드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 풀이에서 사선 변을 골랐는지, 밑변을 바꿨는데 높이는 그대로 썼는지에 따라 필요한 질문이 달라져요. 카드 묶음이 늘어나기 전에 자신의 틀린 선택과 새 앞면이 연결되는지 보는 편이 좋습니다.

Anki에서 빈칸을 만들 때

Anki의 Cloze 노트는 문장 일부를 숨깁니다. 서로 다른 빈칸 번호를 쓰면 별도 카드가 만들어지고, 같은 번호를 쓰면 해당 부분들이 같은 카드에서 함께 가려집니다.1

다음은 위 내용을 넣어보는 예시예요.

삼각형의 넓이는 {{c1::밑변 × 높이 ÷ 2}}이다.
높이는 밑변에 {{c2::수직}}인 거리다.

공식과 수직 조건이 다른 카드에 나옵니다. 두 빈칸을 모두 c1로 바꾸면 함께 가려져요. ‘질문 하나에는 빈칸 하나’라는 모양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답해야 할 관계라면 같이 가릴 수 있어요. 다만 한쪽만 답했을 때 맞았다고 볼 것인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같은 문장을 별도 카드로 만들면 다른 빈칸의 내용이 힌트로 남기도 해요. 공식을 묻는 카드에서 ‘높이는 밑변에 수직’이라는 문장은 보일 수 있습니다. 그 힌트가 있어도 괜찮은 질문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공식 자체만 확인하려는 카드라면 문제없지만, 높이의 조건까지 스스로 꺼내려는 카드라면 다른 앞면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삼각형 넓이의 식과 h의 뜻을 함께 말하시오’라고 묻는 카드에서는 공식과 수직 조건을 모두 답해야 맞았다고 볼 수 있어요. 답을 묶었기 때문에 나쁜 카드인 것은 아닙니다. 한 질문에서 확인할 관계가 분명하고, 답의 일부만 말했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져 있으면 됩니다.

채점 기준은 뒷면의 예쁜 문장을 그대로 말하는 일이 아니에요. ‘밑변에서 마주 보는 꼭짓점까지의 수직 거리’라고 말했어도 같은 개념을 설명한 것이죠. 반대로 ‘바닥에서 위까지’라고만 답하면 그림의 방향에 따라 잘못 이해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뜻이 들어 있어야 맞는지 적으면 표현 차이와 개념 오류를 구분할 수 있어요.

그림을 쓰는 카드의 뒷면에는 선택한 선이 왜 높이인지 적어두면 좋아요. 원래 학습한 문제나 교재 위치를 붙이면 도형이 달라졌을 때 설명도 다시 대조할 수 있습니다. 카드에는 질문에 필요한 내용만 두고 긴 풀이 전체는 원문에서 보는 식입니다.

Anki 공식 안내의 Effective Learning 항목도 카드를 간단히 만들고 이해 없이 외우지 않도록 권합니다.2 내용을 무작정 잘게 자르라는 뜻으로 읽을 필요는 없어요. 높이를 왜 그 선으로 골라야 하는지 이해한 뒤 공식을 꺼내야 이 카드들이 함께 작동합니다.

카드를 계속 틀릴 때는 뒷면을 더 길게 만드는 것보다 실제로 어떤 답을 했는지 떠올려보세요. 식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면 공식 질문을 남깁니다. 식은 맞는데 그림의 선을 잘못 골랐다면 선택 이유를 다루는 카드가 필요해요. ‘이번에도 오답’이라는 표시만으로는 두 상황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문제에서 넓이를 구하는 일에는 카드에 없는 단계도 남아 있습니다. 길이의 단위가 같은지 보고, 주어진 값으로 높이를 먼저 구해야 할 수도 있죠. 카드에서 공식을 답했다는 이유만으로 응용 문제까지 풀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고친 카드를 확인한 뒤 처음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면, 공식 기억과 실제 대입 사이에 아직 무엇이 남았는지 볼 수 있어요.

카드를 고친 날에도 예전 앞면을 그대로 남겨두면 같은 내용을 애매한 질문과 분명한 질문으로 번갈아 답하게 됩니다. 새 질문이 예전 질문을 대신한다면 원래 카드를 수정하거나 치워두세요. 복습할 자료의 수를 늘리는 것과 틀린 이유를 다룰 자료를 만드는 것은 작업 결과가 다릅니다.

뒷면을 보고 ‘아는 내용’이라는 느낌이 들어도 앞면의 요구가 모호할 수 있습니다. 위 카드에서는 삼각형의 넓이를 몰랐던 것과 높이를 잘못 골랐던 것을 같은 오답으로 처리하고 있었어요. 고친 카드의 답은 짧아졌지만, 틀렸을 때 무엇을 다시 봐야 하는지는 더 분명해졌습니다.

Footnotes

  1. Anki 공식 Adding/Editing 문서의 Cloze Deletion에서 c1, c2를 사용한 별도 카드 생성과 같은 번호의 여러 부분을 한 카드에서 숨기는 예시를 확인했다. Anki 빈칸 카드 안내 ↩

  2. 같은 문서의 Effective Learning 항목에서 Keep it simple과 Don’t memorize without understanding 설명을 참고했다. Anki 학습 카드 작성 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