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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must not과 don't have to, ‘안 해도 돼요’는 어느 쪽일까요?

참가자: Do I have to bring a printed copy?
담당자: No, you don't. We'll provide one.

직접 만든 행사 준비물 문의 대화예요. 프린트를 가져와야 하냐고 물었고, 담당자는 그럴 필요가 없으며 현장에서 나눠주겠다고 답했습니다. 가져오지 않은 참가자가 규칙을 어기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 답을 ‘가져오면 안 돼요’라고 번역하면 금지를 보탠 것이 됩니다. don't have to는 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뜻이고, 의무·규칙 문맥의 must not은 하면 안 된다는 뜻이에요.1 not이 들어 있다는 공통점보다, 하지 말라는 지시인지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지가 이 대화의 행동을 가릅니다.

가져와도 되는 행사

먼저 개인 프린트를 가져와도 되고 현장 자료를 받아도 되는 행사라고 정해볼게요. 가상의 규칙이며 실제 시험장의 준비물 안내가 아닙니다.

You don't have to bring a printed copy. We'll provide one.

프린트를 안 가져온 참가자도 현장 자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준비해온 사람이 자기 자료를 쓰는 것도 이 상황의 규칙에서는 가능해요. 행사 주최자가 없앤 것은 ‘반드시 직접 준비해야 한다’는 의무입니다.

이 문장의 부정을 풀어 읽으면 ‘가져와야 할 필요가 없다’에 가깝습니다.1 ‘가져오지 않아야 한다’로 읽으면 원래 문장에 없던 제한을 만들어요. 영어 보기에서 두 번역이 모두 자연스럽게 느껴질 때, 이 가상 행사에서 프린트를 가져온 사람을 돌려보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개인 자료를 반입할 수 없는 행사

이번에는 현장에서 나누는 자료만 사용하고 개인 프린트는 반입할 수 없다는 다른 가상 규칙입니다.

You must not bring your own printed materials. Use only the materials provided.

개인 자료를 가져오지 말라는 안내예요. 여기서 must not을 don't have to로 바꾸면 지시의 강도만 약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금지였던 문장이 ‘가져올 의무는 없다’로 달라져, 원래 정한 반입 규칙을 제대로 전하지 못합니다.1

mustn't는 must not의 줄임형입니다.2 안내문에서 긴 형태를 쓰고 대화에서 줄여 말했다고 금지가 선택 사항으로 바뀌지는 않아요.

이 글은 규칙·의무를 말하는 문장에 범위를 두었습니다.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처럼 판단을 나타내는 must까지 같은 금지·의무 표에 넣으면 다른 용법이 섞여요.3

앞의 두 행사는 둘 다 현장에서 자료를 줍니다. 따라서 뒤의 “We'll provide one”이나 “materials provided”만으로 금지인지 선택인지 판단할 수 없어요. 제공 사실은 개인 자료를 써도 되는지와 다른 정보입니다. 독해 문제에서도 뒤 문장을 근거로 앞의 must not을 ‘필요 없음’으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질문이 ‘꼭 해야 하나요?’였다면

도입의 대화로 돌아가 볼게요. No, you don't는 앞 질문의 have to를 받아 답합니다. 꼭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아니라고 했으므로, 꼭 할 필요가 없다는 답이에요.

참가자가 허가 자체를 묻고 싶으면 질문도 바꿀 수 있습니다.

Can I bring my own printed copy?
Yes, you can, but you don't have to. We'll provide one.

‘개인 프린트를 가져와도 되나요?’에 ‘그래도 되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요’라고 답한 자체 예문입니다. can은 허락을 묻고 답하는 데 쓸 수 있고, don't have to는 의무가 없음을 나타냅니다.1 Yes, you can이 개인 프린트 사용을 허락하고, but you don't have to가 준비 의무를 없앴어요.

반면 “You don't have to bring one”이라는 문장만 읽고 행사장의 다른 규칙까지 모두 확인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개인 자료의 종류에 제한이 있는지, 전자기기를 써도 되는지는 따로 정해질 수 있으니까요. 문법 문제의 ‘필요 없음’을 현실의 모든 행동에 대한 포괄적 허가로 넓히지 않아야 합니다.

‘안 해도 돼’가 핀잔이 되는 자리

기본 뜻을 알았는데 실제 대화가 어색하게 들릴 때도 있습니다. 다음은 발표 준비를 하며 상대를 재촉하는 가상의 장면이에요.

You don't have to interrupt me every time I speak. Let me finish.

말할 때마다 끼어들 필요는 없다며 말을 끝내게 해달라고 합니다. 듣는 사람에게 자유롭게 끼어들어도 좋다는 선택지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말은 아니겠죠. 뒤의 “Let me finish”가 화자의 불편함을 드러냅니다.

Cambridge 문법 설명도 don't have to가 때로 비판하거나 그만하라는 뜻을 전하는 데 쓰이며, must not보다 덜 직접적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2 그렇다고 안내문의 기본적인 ‘의무 없음’을 모두 핀잔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담당자의 답에는 자료를 제공한다는 이유가 붙었고, 끼어들기 예문에는 말을 끝내게 해달라는 요청이 붙었습니다. 뒤의 말까지 읽으면 같은 표현을 왜 썼는지 달라져요.

끼어들던 상대의 응답을 이어 쓰면, 이 가상 장면은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잠깐 말을 멈추고 발언을 끝낼 기회를 주는 답이에요.

Sorry, go ahead.
미안해, 계속 말해.

Footnotes

  1. British Council LearnEnglish 「Modals: permission and obligation」의 Grammar explanation에서 Permission의 can, Prohibition의 must not/mustn't, No obligation의 don't have to를 확인했다. 본문 행사·참가자·프린트 대화는 원문 예문을 옮기지 않고 직접 구성한 연습 상황이다. 허락·금지·의무 없음 ↩ ↩2 ↩3 ↩4

  2. Cambridge Dictionary English Grammar Today 「Must」의 Negative form에서 mustn't·must not의 형태를, Must and have (got) to? → Obligations에서 금지와 불필요의 차이 및 don't have to가 비판·중단 요구로 쓰일 수 있다는 마지막 설명을 확인했다. 끼어들기 대화는 자체 예문이다. 형태와 대화의 쓰임 ↩ ↩2

  3. 같은 Cambridge 「Must」의 Deductions and conclusions에서 사실에 근거한 판단 용법과 부정적 추론의 can't/cannot 설명을 확인했다. 의무·규칙 설명을 must의 모든 용법으로 일반화하지 않도록 범위를 구별했다. Must의 추론 용법 ↩